여름에 맛있는 음식과 그 이야기들

노각무침

구나GUNA 2022. 6. 29. 12:01
반응형

재료 : 노각 1개 (900g), 고운 소금 2ts, 간 마늘 1ts, 실파 2줄, 청양고추 1개
참기름 1ts, 고춧가루 2TS, 후추, 매실액 2TS, 깨소금 1ts


만드는 방법

1. 노각을 필러로 깎아 반을 갈라 속을 파 낸다.

2. 노각을 어슷썰기 하여(무채 썰 듯이 썰어도 된다) 고운 소금을
넣어 소금이 녹을 정도로 조물조물한 후 다독다독 모아 10분 정도
그대로 둔다.

3. 간이 든 노각을 헹궈 소금기를 뺀 다음 물기를 짜 준다.

#. 최대한 꼭 짜야 흥건한 무침이 안된다.

4. 물기 뺀 노각에 매실액, 고춧가루, 간 마늘, 후추를 넣고 무쳐 고춧물이
충분히 들도록 한 다음 참기름, 실파, 청양고추를 넣고 무치면서 간을 보고
깨소금을 넣어 마무리한다.



※ 맛있는 노각무침 이야기

한참을 계산해 봐야 내가 학교 다닐 때 나이가 나온다.
거의 반세기가 되어 가는 옛날이네....
서글퍼지는 이유가 있었다.
ㅎㅎㅎ

그때는 반찬통이 그때 나름 좋은 통이라 하는데도
책가방에 도시락 넣어 학교 부지런히 걷던지,
정말 말 그대로 버스안내 오빠가 꾹꾹 밀어 넣어 타고 가야 학교 지각
안 하는 그런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가면 내 책가방이
멀쩡할 일 없다.
차곡차곡 넣은 책하고 공책하고 도시락이 뒤범벅이 되어
반찬 물기 닦는 것이 학교에서 하는 첫 일이었다.

이것도 그냥 닦는 것이 아니다. 주위 얘들 눈치 좀 보고,
아침 조회 들어오신 담임 선생님한테 한 소리 듣고,
마늘종이나 이런 반찬 가져 간 날은 첫 수업 선생님한테까지
한 소리 듣는 것이 내 일이었다.

어쩔 수 없다.
난 김치 종류 없이 멸치만 갖고 밥이 안 넘어간다.

다른 친구들은 공책 베린다고 마른반찬만 들고 왔어
내 김치류 뺏어 먹는다.

또 난 밥도 많이 먹는 데다가 오래 먹고 앉아 있다.
그러니 반찬이 남아 날것이 없다.

내가 밥을 끝까지 다 먹으려면 김치류를 많이 담아 가져가야 한다.
그럼 반찬통이 해당이 안 되어 옛날에 커피병 둥글고 긴병이 김치류
많이 들어가는 대신 잘 깨긴다.

노각무침 담은 병이 깨진 날은 난 죽음이다.
밤새 한 숙제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니까, 매시간마다 선생님한테
얻어터진다.

이때 내가 제일 시런 반찬이 이 노각무침이다.
엄마는 있는 힘, 없는 힘 다 해 짰다고 하는데도 난 학교 도착하면
엉망진창이가 되어 있다.

제발 난 노각무침 싸 주지 말라고 간절히 부탁해도 어쩔 수 없다.
요맘때가 채소 거리가 제일 없을 때다.

엄마께서는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도시락을 몇 개씩 싸는데,
그 반찬을 무슨 수로 다 당해 내느냐 이다.

난 아침마다 도시락 반찬 때문에 이 노각무침 때문에
밝은 표정이 아니라 뭐 씹은 표정으로 학교를 가는데,
노각무침 싼 날을 0가 빠지라 걸어가야 한다.
책가방 고스란히 들고 갈라면 어쩔 수 없이 걸어가야 한다.
4~50분을 힘껏 걸어야 학교 당도한다.

첫 수업 시작하기 전부터 맥 풀려 있다고 또 얻어맞았다.
누구?

반응형

'여름에 맛있는 음식과 그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구쨈, 살구차  (9) 2022.07.01
청양고추 소고기조림  (14) 2022.06.30
오이지 무침  (18) 2022.06.28
청서리태 콩국수  (24) 2022.06.27
매실 차  (9) 2022.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