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이야기

먼 길

구나GUNA 2022. 5. 1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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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풋마늘이 필요해 마트에 내려 갔다가,
아파트를 멍하니 서성거리다가 집에 왔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현실인데 가끔 내가 필요 할때면
생각나고 아쉽고 그립고 욕하는 목소리 듣고 싶고....
내 가슴엔 뭐가 한덩어리 차고 있다.

바람 불어 서늘하면서도 따뜻하고 화창한 어제 날씨면 당연하게
들려 오는 목소리가 있다.

남해 할매 친구다.
할머니께서 설 지나고 갑자기 쓰러 지시고 그 다음날 돌아 가셨다.

더 더 내 마음 아픈것은 왜 그렇게 유달리 더 많이 큰박스에 20kg이 넘게
차곡히 빽빽하게 이것 저것 담아 나에게 보내시고 그날 새벽에
그런 사고나 났다.
할머니 혼자 계시니 옆에 누가 있는것도 아니고...
아침에 위에 사는 조카분이 내려 가니 그러고 계셨다.

진주 병원으로 마산 병원으로 순회 하실때만 해도 말씀은 알아
들었셨다고 한다.
마산 병원에서 그렇게 허무하게 돌아 가셨다.

나에게 택배를 그렇게 보내셨으면 잘 받았나고 전화가 와도 서너번은 왔을
껀데 안 온다 싶어 내가 해 보니 그런 일이 있었다.

아직은 내마음에서 못 나가시고 계시나 보다.

어제 마늘 사러 나간것이 평생 처음이다.
결혼하고 처음에는 친정 부모님께서 진주에서 보내 주셨고,
그 다음에는 내가 농사 지어 먹었고, 그 다음부터는 할머니 마늘 먹기 시작 했다.
할머니 마늘은 자칭 세상에서 최고 마늘이다.
마늘에 약 안치고, 약 안 칠라고 유황으로 마늘 농사
하신지가 수십년째라고 자랑 하신다.

우리 친정언니가 남해 할매한테 마늘 사러 갔다가 마늘 비하 한번 하곤
할매 돌아 가실때까지 울 언니는 별루였다.

내가 농사도 지었고 최고의 마늘을 수십년 먹어 봤고 한데,
왜~왜~내가 어제 마늘 한다발 사면서 잘 못 샀을까..짜증이 확!
그래 나를 위로 하자. 마트에는 고를 여지가 없다 그곳에 있는것 하나 그것이 전부다.
마트 아저씨랑 마늘 실랑이 하다가 그냥 샀다. 말하기 싫다.

엘리베이터 교체한다고 11층까지 마늘을 들고 30분을 걸어 올라 왔는데..
마늘 모양이 영 아니였다. 후회 하면 뭐하나 하면서도
내친구 할매 안계시니까 당장 내신세가 말이 아니구나 싶다.

가신분을 그리워 하는 것이 남아 있는 나 자신때문이 였다.
훨~내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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