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지났다고 아침저녁으로 서늘하다.
곧 추석이니 마음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한 끼를 먹고 가도 손님이니 김치부터 밑반찬을 두어 가지는
해 둬야 당장 식탁에 올릴 게 있지 않을까 한다.
고들빼기 10단을 준비해 혼자 다듬느라 진을 뺀 후 김치가
완성되었다.
쪽파 값이 널뛰기가 아니라 그네를 타고 올라갔다.
무슨 쪽파 한 단에 13000원, 상상도 못 하는 가격이지만 이것도
물건이 없다.
나도 2단 사 열심히 허리 아프게 앉아 다듬어 김치를 완성 하기까지는
그 만한 고통이 따라왔다.
배추는 한 포기에 만원이 넘어 어쩌나 하고 있는데,
웬걸~아파트 마트에서 한통에 4980원에 팔고 있다....
두말할 것도 없이 배추 주위엔 사람으로 가득했다.
난 사람 많은 곳에 못 가는 처지라 멀찍이 서서 구경만
하고 있었다.
배추 들고 갈 사람 모두 떠나고 나니 좌판에 수세미가 된
배추 4통이 남아 있다.
이 배추가 내 차지였으니 배달시켜 집에 온 배추가 더 황당했다.
다들 왜 안 가져간 이유가 있었다.
꺼뭇 꺼뭇한 병이 잔뜩 들어 홀라당 벗겨도 벗겨도 나 온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남은 속으로 배추김치 완성하는데 이틀이 걸렸다.
줄줄이 김치를 담았으니.
내 상태는 말하나 마나지만 마음은 뿌듯하다.
추석에 식탁에 올릴 김치가 3가지 있으니까.
내일은 김포 대명항에 꽃게를 사러 갈려한다.
요새 꽃게가 무척 싸 한번 가 보려고 한다.
꽃게 배가 새벽에 한번 들어오고
오후 3~4시 이후에 또 들어온다고 한다.
이 정도만 준비해 두고 제사 준비하면 될 것 같은데
모르겠다.
하도 변수가 많은 집이니까...